암흑물질은 물리학뿐만 아니라 경제학에도 등장하여 미국 경제의 비밀을 설명하기도 했다. 부시 행정부 이래로 미국경제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무역적자와 재정적자에 허덕였다. 그 규모가 엄청나서 세계의 수많은 경제전문가들이 미국경제의 몰락과 뒤이은 세계 경제의 위기를 우려해 왔다. 하지만 그 반대로 미국 경제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주장도 꽤 있었다.
후자의 입장 중에서 아주 흥미로운 경제이론이 바로 미국 경제의 암흑물질론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리카도 하우스만(Ricardo Hausman)과 페더리코 스투제니거(Federico Sturzenegger)는 2005년 <미국과 세계의 불균형: 암흑물질이 파국을 막을 수 있을까? (U.S. and global imbalances: can dark matter prevent a big bang? )>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의 결론을 요약해서 말하자면 경제통계에 잡히지 않는 뭔가가 미국의 엄청난 적자를 메워주고 있다는 것이다. 하우스만과 스투제니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 ‘무엇’을 암흑물질이라고 불렀다. 물리학의 암흑물질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이들이 지목한 암흑물질의 정체는 바로 미국의 해외투자였다. 미국의 지식이나 기술력 혹은 브랜드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미국이 해외에 직접 투자할 때 이로부터 유발되는 지식서비스가 일차적으로 암흑물질의 근원이다. 또한 미국 자산의 안전성이 담보하는 보험 서비스나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발권력, 세계 최강국으로서의 지위 등도 암흑물질의 원천에 포함된다. 이 논문에 의하면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의 누적 경상수지 적자는 2조5천억 달러이다. 그러나 암흑물질을 집어넣고 다시 계산하면 같은 기간 2조8천억 달러를 더 수출한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