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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마을-네이버캐스트

띨빡이 2009. 10. 7. 22:39

1985 TV광고에 한 마을이 등장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나룻배가 떠가고 탈을 깎는 할아버지의 손길이 숭고하게 비추인다. “맑은 물 굽이돌아 동네를 감싼 안동 하회마을. 5천년 숨결을 잇는 보람에 할아버지도 힘이 솟고...” 광고 멘트 위로 탈을 쓴 사람들의 흥겨운 춤사위가 겹쳐진다. 1984년 국가지정문화재로는 최초로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안동 하회마을은 매스컴을 통해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안동 하회마을 지도 보기

1984년 마을 전체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선정

철통경비다. 하회마을 진입 1km 전부터 관광객 차량은 출입금지다. 주차장, 매표소, 관리사무소 등이 마을 밖으로 이전하면서 마을까지는 걸어가거나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하회마을 보존을 위한 방책에 관광객은 불편을 감내한다. 잠깐의 불편 덕분인지 하회마을 안은 걸어 다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와 미국 전 대통령 부시 부처가 다녀간 마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준비하고 있는 하회마을은 더욱 깔끔하게 정비되고 있었다.

 

하회마을은 ‘물이 돈다’는 이름처럼 낙동강 상류가 S자형의 물줄기를 이루며 마을을 감싸고 있다. 하회마을이 언론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부터다. 하회탈이 높은 예술적 가치로 유명해지면서 1964년 국보로 지정됐고, 그 문화를 간직한 하회마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새마을운동이 지나고 난 1980년대 초에도 하회마을에는 한옥 64, 초가 62동이 원형 그대로 보존됐다. 1984년 국가지정문화재로는 최초로 민속경관지 등 5백만㎡의 종합적인 환경이 중요민속자료 122호로 지정됐다.

 

 

 

 

민중문화와 유교문화의 공존

다른 한옥마을과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안동하회마을보존회 유왕근총무를 만나 맨 처음 던진 질문이다. “풍산 류씨가 유교문화를 고수하며 마을을 지킨 점, 그리고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하회마을의 풍경 아닐까요.” 유총무는 이렇게 마을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러나 안동 하회마을이 다른 한옥마을과 가장 구별되는 특징을 꼽으라면 문화적 차이점을 들고 싶다. 일찍이 국보로 지정된 하회탈은 하회마을 민중들이 놀던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쓰이던 것이다. 강신, 무동, 주지, 살생, 살림살이, 파계승, 양반선비, 허천거리굿, 혼례, 신방 등의 순서로 이뤄진 가면극에서 탈꾼은 양반 선비를 비꼬기도 하고 권선징악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며 신분사회의 억눌림을 풀었다. 유교문화가 가장 번성했던 시기에 오히려 하회마을에서는 민중 문화인 하회별신굿탈놀이가 꽃을 피운 셈이다.

 

하회마을에는 선비가 주축이 되는 불꽃놀이 축제 ‘하회선유줄불놀이’도 이어지고 있다. 시 한 수가 지어질 때마다 강 건너 부용대 정상에서 불 붙인 솔가지 묶음을 절벽 아래로 던지며 낙화(落火)의 흥취를 즐겼던 놀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약 500년 전부터 10년에 한번 정월 보름날 또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 하회선유줄불놀이는 음력 7 16일 한여름 밤에 놀던 것이다. 탈놀이는 1928년 마을에서는 대가 끊기고 기능 보유자에 의해 다시 맥이 이어졌다. 현재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주말마다 하회마을 별신굿탈놀이 전수회관에서 상설공연이 열리고 있다.

 

 

하회마을을 찾으면 풍산 류씨 대종택인 양진당과 서애 류성룡 종택인 충효당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다. 여전히 자손이 살고 있기 때문에 안채에 들어가는 것은 실례다. 유교적 전통을 이어오다 보니 주민을 만나면 가벼운 목례로 인사를 하는 것이 좋다. 강물이 감싸는 ‘섬’ 지형을 이뤄 임진왜란 때도 전쟁참화를 입지 않은 하회마을은 예부터 안동 지방에서는 ‘풍천면 행정은 하회만 잘 다스리면 전체 행정에 성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완고한 마을로 통했다. 그러다 보니 외지인에게는 다소 불친절하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당당하게 안채까지 들어가서 사진을 찍다가 그만 실례를 범하기도 했다. 이름난 관광지이지만 그와 더불어 주민에게는 삶의 터전임을 자꾸 잊게 된다. 안동하회마을보존회 류한승이사장은 “80년대에는 관광객이 오면 그냥 재워주고 같이 식사하고 그랬죠.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면서 마을이 변해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하회마을을 천천히 둘러봤다면 강 건너 부용대에 오를 것을 추천한다. 강을 바로 건널 수 있는 나룻배를 탈 수 있으면 좋지만, 운행되지 않는 날에는 차를 몰고 길을 빙 둘러 가야 한다. 옥연정사나 화천서원 뒷길로 약 15분 정도 산을 오르면 다다르는 부용대 정상은 S라인 강물이 휘감고 산이 둘러싼 하회마을 절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최고의 전망대다. 절벽 아래 펼쳐지는 강물과 하얀 백사장, 만송정 솔숲과 고래 등 같은 기와집, 마을을 지키듯 원을 그리며 둘러싼 산 모두가 ‘하회’라는 이름을 마음 속 깊이 각인시키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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