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성의 법칙은 물리법칙 이상으로 우리 생활에 가까이 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의 습관이나 버릇을 쉬 바꾸지 못한다. 이를 두고 우리는 흔히 관성적이라고도 표현한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는 게 인간사의 상식이다. 드라마를 만들 때도 시청자들의 관성은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실제로 방송 관계자들에 의하면 시청자들은 보던 드라마를 계속 보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흥미로운 기사(스포츠서울 2008/05/06)가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이 때문에 드라마를 만들 때 초반에 많은 물량을 투입하곤 한다. 처음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아 둬야 그 관성으로 일정한 시청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신>, <연개소문>, <주몽>, <불멸의 이순신>, <태왕사신기>, 그리고 <선덕여왕> 등 대작이라고 부를 만한 드라마들은 대부분 처음 4회 이내에 해외 로케이션 장면을 넣거나 대규모 전투씬 혹은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을 배치해 초반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이렇게 확보된 시청률이 약 20%를 넘어서면 방송사는 으레 방송연장을 준비한다. 보던 관성이 있으니까 몇 회 더 늘려도 시청자들은 계속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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