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은 거의 모든 산마다 사찰과 암자가 자리 잡고 있다. 고성군 관광지도에 표시된 것만 30여 개에 이른다. 이 중에 옥천사(玉泉寺)와 문수암(文殊庵)이 가장 대표적이다. 대전-통영고속도로 연화산IC를 빠져나와 1000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면 연화산(蓮花山·528m) 자락의 옥천사에 닿는다. 절은 자유롭게 그늘 드리운 나무숲 사이에 웅크리고 있다. 천천히 걷는 고적한 숲길의 끝은 자방루(滋芳樓)이다. 크기와 형태에서 대웅전은 물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비천상, 비룡상, 산수화, 새 그림 등 단청을 이용한 장식이 사치스러울 만큼 화려하다. 자방루 뒤에는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팔작지붕의 다포계 양식의 대웅전이 자리하고 있다. 건물의 규모는 일반 대웅전과 비슷하나, 마주보고 있는 자방루나 적묵당의 크기에 비하면 초라하리만큼 작은 편이다. 앞마당의 뜰(中庭)도 자방루에 비해 훨씬 작고 부속 건물에 둘러싸여 답답한 느낌을 준다. 옥천사에는 유독 작은 규모의 전각이 많다. 겨우 한 명이 들어가 앉을 만한 크기로 독성각(獨聖閣), 산령각(山靈閣), 칠성각(七星閣), 옥천각(玉泉閣) 등이 있다.
옥천사는 신라 문무왕 16년(676)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절이다. 절의 이름은 대웅전 좌측에 끊임없이 솟아나는 달고 맛있는 ‘샘(玉泉)’이 있어 이렇게 불리게 됐다. 전설에 의하면 이 샘에서 매일 공양미가 흘러나왔다고 한다. 한 스님이 더 많은 공양미를 얻기 위해 바위를 깨뜨리는 바람에 공양미와 옥수가 중단됐다. 노스님의 기원에 힘입어 다시 옥수가 솟아나고 옥천에 연꽃 한 송이가 피면서 신통한 약효가 있었다. 그 후부터 중병을 가진 많은 환자들이 몰려와 이 샘에서 목욕까지 해 옥수의 영험이 다소 떨어졌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