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미세구조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은 단순해 보인다. 하지만, 현미경으로 본 세상에서는  식물이 가진 다양한 과학적 시스템을 잘 볼 수 있다. 사람에게 깨끗한 물을 보내주는 상수도와 같은 식물의 물관,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공기청정기의 필터와 같은 식물의 공변세포, 태아를 소중하게 보호해주는 자궁과 같은 씨방 내부… 식물의 이런 미세한 시스템은 움직이는 동물의 그것과는 다르지만, 그 아름다움은 식물이나 동물 모두가 비슷하다. 창조주는 모든 생물에게 공평한 것 아닐까?

 

 

굵은 나뭇가지에 잔가지가 많이 뻗어있고, 나뭇가지와 주변에 버섯이 탐스럽게 핀 듯한 모습이다. 어떤 것은 포자가 날라가서 쭈글쭈글한 버섯 같기도 하다. 실제로는 로즈제라늄이란 허브식물의 잎 뒷면 표피를 310배 확대하여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한 모습이다. 가운데 굵은 나뭇가지는 잎맥이며, 여기에 잎 표피의 털이 난 것이다.  이 털을 ‘모용’이라고 부른다. 버섯 같아 보이는 것은 허브식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오일주머니이다.  허브식물을 손으로 만지면 이 오일주머니가 터지면서 오일이 손에 묻어 허브의 향이 난다.

우리 주변에서 조용히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식물. 식물의 공변세포들은 쉼 없이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며 공기를 정화한다. 사진은 달개비 잎 뒷면의 표피세포와 공변세포의 다양한 모습이다. 하표피층만을 벗겨 아닐린블루(aniline blue) 용액으로 염색 후 형광현미경으로  141배 확대하여 관찰하였다.

식물의 이파리가 생생한 모습을 유지하려면 물이 필요하다. 식물은 신선한 물을 뿌리에서 흡수해 물관을 통해 여러 장소로 보낸다. 식물의 물관은 사람에게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수도관인 셈이다. 개나리의 줄기를 두 가지 염색액(Safranin O와 Fast green FCF)으로 염색한 다음 564배로 관찰하였다. 물관의 벽은 선홍색으로 염색되었고, 핵과 원형질은 녹색으로 염색된 모습이다.

영화 ‘스크림’을 보면 살인자가 살인을 할 때 가면을 쓰고 나온다. 절규하는 듯한 모습의 흰색 해골 가면. 여기에서는 오히려 귀엽기까지 한 해골들이 단체로 사진을 찍는다. 대나무를 불에 구워 숯을 만든 후에 그 단면을 사포로 갈아서 만든 후에 현미경으로 50배 확대한 모습이다. 숯의 표면을 현미경으로 보면 많은 구멍이 있다. 이 구멍들이 냄새 분자를 흡착하고, 적당한 수분을 담고 있어, 우리 주변에서 공기를 정화하고 수분을 조절하는데 쓰일 수 있다.

소나무 밑에서 진한 향기를 내면서 미식가의 입에 침을 고이게 만드는 송이버섯. 비싸서 쉽게 먹지는 못하지만, 참 잘 생긴 송이버섯이 포자를 퍼뜨리기 전 모습 같다. 실제로는 식충식물인 끈끈이주걱의 포충엽의 안쪽 부분을 200배 확대한 모습이다. 포충엽이란 식충식물들이 벌레를 잡아 소화시키는 잎이다. 사진과 같은 부분에 곤충이 닿으면 잎을 닫아 곤충을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어두운 우주공간에서 한 행성에 많은 위성들이 있는 듯한 모습이다. 우주의 모습이 현미경을 통해서 본 식물의 한 세포 속에서 본 모습과 비교 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달개비 잎의 뒷면 표피세포층을 형광 염색한 후에 형광 현미경으로 564배 확대한 모습이다. 공모양의 세포가 공변세포인데 기공이 크게 벌어진 모습이다. 가운데 오렌지색의 점들은 엽록체이다. 같은 시료도 염색에 따라, 현미경에 따라, 배율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는 것이 현미경을 사용하는 사람들만의 엄청난 특권이다.

산호가 많은 남태평양의 바다 속은 너무도 아름다운 에메랄드 빛 푸른색을 띤다. 마치 이런 산호들이 군락을 이루어 살고 있는 모습 같다. 이렇게 청량한 푸른 바다라면 무더운 여름도 잊게 해줄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초여름에 막 피어나는 호박꽃의 단면을 잘라 씨방 안의 털을 80배 확대하여 관찰한 모습이다. 아기가 자라나는 자궁은 태아의 안전을 위해 양수로 가득 차 있다. 마찬가지 이유로 호박도 씨방 안의 부드러운 털들이 소중한 밑씨를 솜처럼 둘러싸 보호한다.

 

 

 

 

 

          [출처-네이버캐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