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 무도

"더원"에서 이연걸이 사용한 '형의권'과 '팔괘장'알아보기

띨빡이 2009. 4. 19. 05:14

형의권과 팔괘장은 모두 내가권으로 그 성립 연대와 배경이 서로 비슷하여 그 형식은 비록 다르나 그 이치는 서로 통한다. 그 목적은 바로 기(氣)를 연마하여 신(神)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기(氣)는 해침이 없도록 길러서 호연정기(浩然正氣)를 배양하는 것이다.

힘은 백해(百骸)에서 움직여 사초(四梢-筋骨血肉)에 이르며, 단전에서 모이고 용천(涌泉)에서 발한다. 발에서 다리, 등, 어깨, 팔굽, 손바닥을 거쳐 손가락에 이른다. 그것은 위로 상승하여, 모두가 신명(神明)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른바 신명이라는 것은 형식의 속박을 벗어나는 것이니 《장자(莊子)》에서 포정이 소를 해부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반드시 그러해야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기격(技擊)이라는 것도 음양의 변환과 오행생극(五行生克)의 이치에 따라야 하니, 움직이면서 때리는 것으로 고급을 삼고 속여서 때리는 것으로 체(體)를 삼는다.

초식은 모두 간단한 것을 높인다. 형의권은 오행생발(五行生發)에 불과하고 팔괘장은 여덟 가지 장법(掌法)의 변환일 뿐이다. 비슷한 것이 많아서 두 권법은 서로 통한다. 옛날 형의권의 명가(名家)인 이존의(李存義) 선생과 팔괘장의 전인인 정정화(程庭華) 선생은 결의를 맺고 서로 권법의 이치를 통하고 함께 그 오묘함을 연구하였고 제자들도 서로 배웠으므로 형의와 팔괘는 통하게 되었다.

형의권의 명사(名師) 손록당(孫祿堂) 선생은 형의권의 명가인 이괴원(李魁元)을 섬겼고 나중에는 형의대사(形意大師) 곽운심(郭雲深)에게도 가르침을 받아 형의권에 정통하게 되었다. 곽운심의 사후에 팔괘 남성파(南城派)의 거두인 정정화 선생을 모시고 연구를 거듭하여 그 비결을 얻게 되었다.

만년에 손록당은 두 권술을 하나로 합쳐 팔괘형의(八卦形意) 동일설(同一說)을 제시하였다. 손록당은 몸소 팔괘장과 형의권을 합쳐서 연습하였고, 이를 세상에 퍼뜨려 그 두 권술의 풍격이 서로 젖어 들어 혼연히 하나가 되도록 만들었다. 후세의 권법을 배우는 자들이 문파에 얽매어 이를 알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것만이 순수하다고 하면서 정통이라고 뽐내니 어찌 비통한 일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형의권이 형의권이 되는 까닭은 그 형의 이치가 홀로 갖추어져 팔괘장과도 사뭇 다르며 다른 권법과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 형식을 보면 초식이 민첩하고 벽(劈), 찬(鑽), 붕(崩), 포(砲), 횡(橫)의 다섯 가지 형식이 각각 변환하면서 전체를 관통한다.

팔괘장은 원으로 걸으면서 장을 돌린다. 천(穿), 환(換), 개(開), 합(合), 개(蓋), 도(挑), 핍(逼), 연(硏)의 여덟 가지 장법이 이치에 맞게 발(發)하여 진다. 형의는 오행생극에서 뜻을 취하고 팔괘는 음양생화에서 이치를 얻은 것이다.

오행이라는 것은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土)로써 형의권의 풍격은 웅혼하고 엄숙하며 박실하다. 음양이라는 것은 변화의 도이니, 팔괘장은 풍격이 뛰어나고 유동적이며 영활하다.

그 기격의 방법은 더욱 특색이 있는데, 형의권은 주로 강맹하여 적을 밖으로 쫓아 내듯이 하나 팔괘장은 민첩하고 교묘하여 부지불식간에 적을 제압한다. 오행권은 힘이 독맥(督脈)을 지나가고 경력이 강맹하게 발해진다. 위에서 아래로 움직이며 손을 내리 눌러 힘을 발한다. 손이 이르고, 기가 이르고, 힘이 이르러 전체가 서로 이어지니 마치 산이 무너지고 우뢰가 진동하는 것과 같다.

반면 음양장은 주로 음맥(陰脈)을 지나며 경력이 부드럽게 지나간다. 아래에서 위로 움직이며 손을 낚아채며 상대방을 친다. 몸이 손을 따라 돌며 손가락이 권을 대신한다. 장을 마치 도(刀)처럼 움직이며, 선녀가 베틀북을 가지고 놀듯이 다루는 것처럼 변화가 지극히 교묘하다.

형의권은 입원정절(立圓正切)로 주를 삼아 그것을 정중(正中)의 한 선에 극치를 이루게 하니, 물러나서는 성명(性命)의 요체를 지키고 나아가서는 적이 방어하지 못하는 것을 공격한다. 나아가고 물러나는 것과 들어오고 나감에 스스로 얻어지지 않음이 없다.

팔괘장은 평원횡절(平圓橫切)로 주를 삼아 적을 제압하니, 공격 시에는 직접 급소에 나아가고, 방어 시에는 원을 따라 돌면서 물러나 은밀한 곳에 숨으니 공수의 전환이 자유롭다.

형의권은 명문(命門)을 지키는데 뜻을 두어 불같이 내뿜고 우뢰같이 폭발한다. 팔괘장은 단전을 지키는데 뜻을 두어 물처럼 움직이며 들어가지 않는 데가 없다. 형의권은 보를 바르게 하여 직진하고 손은 명치의 중앙을 떠나지 않는다. 팔괘장은 비스듬하게 옆으로 비껴지나 비스듬한 중에 바른 것이 깃들어 있다.

한번은 수직으로 또 한번은 가로로, 한번은 불로 또 한번은 물로, 한번은 정면으로 또 한번은 비스듬하게, 한번은 위로 또 한번은 아래로 마치 일음일양(一陰一陽)과 같이 특징이 각각 갖추어져 있다.

형의권의 대가인 상운상(尙雲祥)은 양강의 극치라고 이를 만 하였다. 사람들은 그것을 폭탄이라고 일컬었다. 일촉즉발 사이에 산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과 같았다. 사람들은 그의 수법(手法)이 지극히 간단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그것을 이길 방법이 없었으니 형의권의 묘용을 얻었다고 이를 만하다.

팔괘장의 명사인 소곤창(小昆倉) 마귀(馬貴)는 음유(陰柔)의 아름다움을 다하였다. 그의 장법은 지극히 자연스러웠으며 특히 투퇴(偸腿)는 매우 뛰어났다. 사람들은 모두 그의 수법을 알고 있었으나 방어할 방법이 없었으니 팔괘의 정수를 터득했다고 할 만하다.

손록당은 팔괘와 형의를 함께 연습하였고 혼연히 하나로 합하여 당시에 존중을 받았고 후세에 추앙을 받았다. 상운상, 마귀는 무술계에서 영웅으로 칭송 받았고 일대종사(一代宗師)가 되었다. 이 세 분의 선생은 배운 길은 서로 달랐으나 모두 하나에서 공을 이루었다.

옛 사람들은 의(意)를 얻은 뒤에는 형(形)을 잊어버렸으니, 바로 도(道)를 얻은 뒤에는 형(形)을 버리는 것이다. 형(形)이라는 것은 권파의 규율형식이요, 의(意)라는 것은 권의 도리이다. 그 도(道)가 이미 얻어졌으니 어찌 그 형식을 꾀하겠는가? 배우는 자는 둘을 합하여 하나로 하고 백가지에 통할 수 있어야 하니 귀중함이 도(道)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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