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현장에서] 마음의 평화 / 이지연 기자

띨빡이 2011. 7. 20. 01:31

얼마 전 극장에서 영화 ‘쿵푸팬더2’를 봤다.
주인공 포가 악당을 물리치는 액션 애니메이션이다.
영화 중 ‘마음의 평화’를 찾아야 한다는 사부 시푸의 가르침은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다.
마음의 평화는 세계를 지키는 포에게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꼭 필요하다.
하지만 일과 시간에 쫓기면서 마음의 평화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틈틈이 자기계발을 위해 시간을 활용하기 바쁘고,
혼자 있을 때조차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가지고 무엇인가에 집중하곤 한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여유가 현대인들에게는 없다.
그럴수록 영성에 대한 갈증이 깊어진다.
정신없이 앞으로만 달려가면서 느끼는 공허함을 신앙에서 찾고자 한다.
피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져 묵상하고
하느님을 만나는 그 시간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좋다.
하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피정의 기억은 점차 잊히기 일쑤다.

최근 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통해 길거리 피정을 접했을 때 신선한 감동을 받았다.
생활 속에서도 피정을 할 수 있다는 발상이 주는 감동이었다.
일주일에 딱 한 시간, 말씀 안에 머무르며 개인의 삶과 신앙생활을 돌아본다.
장소와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원하는 곳, 시간에 피정을 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피정 묵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는 점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킹서비스에 묵상에 대한 글을 올려 지인은 물론
불특정 다수와도 피정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혼자 하지만 결코 혼자 하는 피정이 아닌 열린 피정의 형식이다.

지난 2일에는 한 달에 한 번 마련되는 ‘함께하는 길거리 피정’에 참여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도 많은 이들이 모였다.
대부분이 20~30대의 비슷한 또래였다.
젊은 직장인들이 그만큼 영성에 목말라한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닐까?
세상이 각박해질수록 많은 이들이 영성의 길을 찾고자 한다.
이제는 교회가 영성을 찾아 헤매는 길 잃은 어린 양들을 위해
적극적으로 답을 해야 할 때다.


이지연 기자 (mar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