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한옥마을과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안동하회마을보존회 유왕근총무를 만나 맨 처음 던진 질문이다. “풍산 류씨가 유교문화를 고수하며 마을을 지킨 점, 그리고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는 하회마을의 풍경 아닐까요.” 유총무는 이렇게 마을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러나 안동 하회마을이 다른 한옥마을과 가장 구별되는 특징을 꼽으라면 문화적 차이점을 들고 싶다. 일찍이 국보로 지정된 하회탈은 하회마을 민중들이 놀던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쓰이던 것이다. 강신, 무동, 주지, 살생, 살림살이, 파계승, 양반선비, 허천거리굿, 혼례, 신방 등의 순서로 이뤄진 가면극에서 탈꾼은 양반 선비를 비꼬기도 하고 권선징악을 풍자적으로 표현하며 신분사회의 억눌림을 풀었다. 유교문화가 가장 번성했던 시기에 오히려 하회마을에서는 민중 문화인 하회별신굿탈놀이가 꽃을 피운 셈이다.
하회마을에는 선비가 주축이 되는 불꽃놀이 축제 ‘하회선유줄불놀이’도 이어지고 있다. 시 한 수가 지어질 때마다 강 건너 부용대 정상에서 불 붙인 솔가지 묶음을 절벽 아래로 던지며 낙화(落火)의 흥취를 즐겼던 놀이다.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약 500년 전부터 10년에 한번 정월 보름날 또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 하회선유줄불놀이는 음력 7월 16일 한여름 밤에 놀던 것이다. 탈놀이는 1928년 마을에서는 대가 끊기고 기능 보유자에 의해 다시 맥이 이어졌다. 현재 하회별신굿탈놀이는 주말마다 하회마을 별신굿탈놀이 전수회관에서 상설공연이 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