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구르인 하룻밤새 1만명 사라져”
ㆍ방일 카디르 진상규명 촉구…자민당 본부 방문도
일본을 방문 중인 위구르 독립운동의 ‘대모’ 레비야 카디르(62)는 29일 “지난 5일 발생한 위구르 유혈사태 때 하룻밤 사이 1만명에 가까운 위구르인들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카디르는 이날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이들이 죽지 않았다면 도대체 어디로 갔겠느냐”며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중국 정부는 위구르 사태 당시 사망자는 197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카디르는 “평화적 시위를 폭동으로 몰아간 중국 당국에 모든 책임이 있다”면서 “위구르인들에게 시위 참여는 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또 “중국 정부는 위구르인을 말살시키려 한다. 나는 이 같은 상황을 국제사회에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위구르인 탄압에 대한 미국의 대응에 실망했다”면서도 “미국이 계속 침묵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적당한 방법을 통해 미국이 대응에 나설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앞서 카디르는 자민당 중앙본부를 방문, 에토 세이치 참의원 의원 등과 면담했다. 방문은 집행부가 카디르의 요청을 수용해 이뤄졌다. 카디르는 지난 2007년 11월에도 일본을 찾았으나 자민당 본부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면담에서 그는 “구속된 위구르인을 석방하고 유엔조사단의 입국을 허용하도록 중국 정부에 요청해달라”고 말했다. 에토 의원은 “방치할 수 없는 문제다. 정부 등에 면담 내용을 알리고 대응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자민당 간부는 “소속 의원과의 면담 장소를 제공한 것뿐이다. 당에서 기자회견을 주최한 것도 아니어서 정치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중국 정부는 카디르가 위구르 시위를 선동했다고 강력히 비난하면서 일본 정부의 비자 발급에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가와무라 다케오 관방장관은 이날 “카디르는 민간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한 만큼 중국과 일본 정부 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중·일 관계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쿄 | 조홍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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