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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찰옥수수-네이버캐스트

띨빡이 2009. 7. 29. 21:30

수도권에서 강원도를 잇는 44번 국도는 홍천을 관통한다. 양평을 벗어날 즈음에서부터 길 양 옆으로 찰옥수수 판매장이 늘어서 있다. 홍천군에서 지원한 하얀 간이 천막에는 홍천군수가 인증한 홍천 찰옥수수 판매장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그 판매장 뒤로는 온통 찰옥수수밭이다. 밭에서 따 그 자리에서 찐 찰옥수수이다. 찰옥수수 향이 제대로 살아 있다. 여름 강원도 길은 이 홍천 찰옥수수가 있어 행복하다.

 

 

 

옥수수는 품종별로 맛이 다르다

쪄서 먹는 옥수수를 풋옥수수라고 한다. 아직 덜 익은 옥수수란 뜻이다. 다 익은 옥수수는 알맹이가 단단해져 푹 쪄도 씹을 수가 없다. 다 익은 옥수수는 분말을 내어 가공용으로 쓴다. 풋옥수수용으로 먹는 옥수수는 크게 단옥수수와 찰옥수수로 나뉜다. 명칭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단옥수수는 당도가 높고 찰옥수수는 찰기가 있는 옥수수이다. 단옥수수를 개량하여 당도를 더 높인 옥수수를 초당옥수수라고 부른다. 경상북도에서는 단옥수수와 초당옥수수를, 강원도에서는 찰옥수수를 주로 심는다. 설탕을 친 듯이 달콤하고 씹을 때 알갱이가 쉬 뭉개지는 것이 단옥수수와 초당옥수수이고, 알갱이가 단단하여 씹을 때 자루에서 알갱이 모양 그대로 쏙쏙 빠지는 것이 찰옥수수이다. 홍천에서는 거의가 찰옥수수이다. 홍천에 있는 강원도농업기술원 옥수수 시험장에서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것도 이 찰옥수수이다. 소비자들이 강원도 하면 “찰옥수수” 하고 떠올리니 단옥수수나 초당옥수수를 심어봤자 별 이득이 없기도 할 것이다. 옥수수는 전분이 주성분이다. 이 전분의 구조에 따라 찰옥수수와 메옥수수로 나뉜다. 이 전분이 아밀로펙틴 100%이면 찰옥수수이고 70% 선이면 메옥수수이다.

 

 

알갱이 껍질이 식감에 미치는 영향

홍천의 찰옥수수는 옥수수 시험장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재배된다. 근래까지 재배된 것은 2000년대 초에 보급한 하얀색의 미백찰, 흰색과 검정색의 알갱이가 섞여 있는 흑점찰이었다. 홍천 찰옥수수의 명성을 가져온 품종이다. 이태 전부터는 흰색의 미백2와 검정색(자주색에 가깝다)미흑찰을 밀고 있다. 이런 품종의 변화는 수확량과 재배의 용이성에 따른 것만이 아니다. 맛에서의 차이도 있다. 다 같이 아밀로펙틴 100%이고 당도도 비슷하지만 알갱이의 껍질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다. 옥수수 알갱이 껍질은 씹을 때 이물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다. 껍질이 얇을수록 옥수수는 부드럽게 씹히고 이빨 사이에 끼이는 것이 없으며 목넘김도 좋아진다. 그 껍질 두께의 개선이란 게 수치로는 겨우 몇 마이크로미터() 정도이다. 그러나 식감에서의 효과는 대단하다. 미백찰과 미백2호를 같은 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예민한 사람은 밥과 보리밥 정도의 차이로 느껴질 듯했다. 올해는 미백2호가 주로 재배되었다고 하니 강원도 여행길에 옥수수 살 일이 있으면 미백2호인지 물으며 아는 체하면 판매 농민으로부터도 대우를 받을 것이다.

 

 

옥수수 맛있게 먹는 방법

홍천군 관내 44번 국도변 찰옥수수 판매장 운영자는 찰옥수수를 직접 재배하는 농민들이다. 해가 뜨거워지기 전 아침 일찍 밭에서 찰옥수수를 수확하여 그 자리에서 쪄 판매를 한다. 7월 중순부터 나오는 찰옥수수는 4월 중순에 심은 것이고 하지까지 파종을 하였으므로 늦게는 10월 중순까지 밭에서 갓 수확한 찰옥수수를 맛볼 수 있다. 찰옥수수 하나에 1,000원이 ‘공식 가격’이다. 대량으로 도매시장에 내는 것보다 이렇게 직접 쪄서 소매를 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한다. 풋옥수수 상태에서는 알갱이에 당을 듬뿍 지니고 있다. 옥수수를 딴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 당이 전분으로 급격히 변한다. , 단맛이 사라지고 단단해지며 향도 죽어간다. 따라서 옥수수 맛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밭에서 따자마자 찌는 것이다. 그래서 국도변 옥수수가 맛있는 것이다. 이게 불가능하다면 이미 딴 풋옥수수는 냉장 보관을 하고, 그래도 24시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이미 찐 것은 랩에 돌돌 말아 공기가 안 통하게 하고는 냉동하였다가 데우면 갓 찐 옥수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