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과 모스크바 두 올림픽에서 코마네치는 세계인들에게 너무나 큰 인상을 남겼지만, 그녀 자신은 스스로 이루어낸 엄청난 성공을 감당할 수도, 실감할 수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그녀는 금메달리스트 체조선수이기 전에 10대의 어린 소녀에 불과했을 뿐이고, 그녀의 조국 루마니아는 차우세스코의 독재 치하에서 세계 어디에도 유래가 없는 완벽한 통제사회였기 때문이었다. 코마네치는 차우세스코 독재정권의 우위를 선전하는 훌륭한 선전도구로 충분히, 그리고 매우 자주 이용되었지만 실제로 그녀에게 돌아오는 대접은 형편없었다.
당시 루마니아는 차우세스코의 실정으로 상당한 경제적 위기에 빠져있었고, 국민 대부분은 하루하루 끼니를 걱정할 정도였다. 코마네치도 이러한 국민 전체의 궁핍과 무관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그녀가 올림픽에서의 성공으로 자신들과는 다르게 호의호식 할 것이라고 굳게 믿었지만 실제는 달랐다. 그녀 또한 궁핍한 생활 속에서 가족을 부양하고 자신의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20대를 맞고 있었다. 루마니아 정권은 코마네치를 대외적으로는 국가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웠지만 실제로는 그녀의 삶을 일일이 감시하고 통제하였으며 심지어는 핍박까지 하였다. 그런 와중에 그녀가 차우세스코의 장남이자 후계자인 니쿠 차우세스코의 정부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코마네치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니쿠 차우세스코와의 관계는 단지 악성 루머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그녀도 어느 부분에서는 입을 다물고 있어 소문의 진상은 코마네치 자신만이 아는 비밀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