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구릉지 흙은 붉다. 황토 중에서도 적황토에 든다. 황토에는 칼슘, 철,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 미네랄이 풍부한 땅에서는 기본적으로 농산물이 잘 자란다. 이 중에 양파 맛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미네랄이 있다. 칼륨이다. 양파의 매운 향은 토양에서 황을 흡수하면서 얻어지는데, 이 황을 적절하게 흡수시키면 양파는 부드러운 단맛을 낸다. 이 황의 흡수를 막아주는 것이 칼륨이다. 칼륨은 양파의 세포벽을 단단하게 하고 수분을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그러니까 달고 단단하며 즙이 많은 무안 양파 맛은 황토 덕이라 할 수 있다. 또 무안 황토에는 게르마늄이 특히 많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 역시 양파 맛에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하며, 바로 곁의 바다는 수시로 해풍을 밭으로 보내 양파를 병해충에 강하게 만든다.
무안에 양파가 재배된 역사는 길지 않다. 양파가 우리 땅에 들어온 지도 얼마 되지 않는다. 기원전 5000년경 페르시아 지방에서 신에게 바치는 물건으로 쓰였으며 고대 이집트에서는 피라미드를 쌓는 노예들에게 마늘과 함께 먹였을 만큼 오래 전부터 재배되었지만 우리 땅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06년이며 대량 재배된 것은 1960년대 이후의 일이다. 현재 양파의 다양한 활용도와 소비량으로 봐서 대량 재배에 다소 늦은 감이 있는데, 이는 식량작물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식량 절대부족 시대에 양파 같은 향신채소를 대규모로 심는다는 것은 ‘죄악’이었을 것이다. 또 일제시대에 일본이 우리 땅의 쌀을 수탈하기 위해 대체 식량작물로 고구마, 감자, 보리, 밀 등의 재배를 권장한 결과이기도 할 것이다. 경제사정이 나아지면서 양파의 소비량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맛있는 양파가 재배될 수 있는 지역으로 무안이 주목받아 현재에 이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