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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정려원·채시라, 사극여풍 3인방 한복패션 대결
띨빡이
2009. 6. 9. 13:44
남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TV 사극에 여풍이 거세다. 특히 MBC '선덕여왕'의 고현정, SBS '자명고'의 정려원, KBS '천추태후'의 채시라는 고혹적인 아름다움에 강력한 카리스마 연기로 남성은 물론이고 여성들까지 사극 앞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요즘 사극의 여풍을 주도하고 있는 이들 세 여배우의 극중 한복 패션을 살펴본다. ![]() ◆ 고현정 - 고혹적인 컬러로 내면에 감춰진 야심, 색기 표출 MBC 드라마 '선덕여왕'의 타이틀롤은 선덕여왕 역의 이요원이다. 하지만 선덕여왕 최대의 정적이자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팜므파탈 연기로 극 초반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은 미실 역의 고현정이다. 특히 그간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모습으로 남성팬들의 영원한 로망이었던 청순미의 상징 고현정의 악역 변신은 여러모로 화제가 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마성(魔性)을 내재한 요부로 변화무쌍한 캐릭터를 실감나게 만들어주는 스타일이다. 고현정은 강하고 악하고 독한 아우라를 풍길 수 있도록 푸른색, 퍼플 그리고 블랙으로 이어지는 짙고 무게감 넘치는 컬러를 메인으로 사용했다. 전통 한복 브랜드 화홍을 이끌고 있는 홍선영 원장은 "고현정은 기존의 악녀처럼 붉은 계열로 드러내놓고 악녀임을 표현하지 않고, 퍼플과 블랙 등으로 야심과 색기를 은근히 표현함으로써 보다 강력한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선사하고 있다"며 "어두운 컬러지만 톤다운된 원색의 컬러 믹스로 세련되고 우아함을 잃지 않은 스타일이 더욱 짜릿하게 시각을 자극한다"고 설명했다. ![]() 또 홍 원장은 "황후가 되고자 하는 마음을 옷으로 표현했다. 알록달록 화려한 원색과 짙은 향기가 아니라 은근한 아름다움에 고혹적인 향의 유혹에 벌과 나비가 달려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현정은 미실의 악행이 극에 달하고 선덕여왕과의 맞대결이 펼쳐지는 중반 이후로 가면서 더욱 다양한 색깔의 옷으로 독한 모습을 선사할 예정이다. ◆ 정려원 - 대나무처럼 가녀리지만 강단 있는 신비로운 이미지 SBS 드라마 '자명고'에서 가상의 공주 자명 역으로 사극에 처음 도전하는 정려원. 그녀는 마치 대나무처럼 가녀리지만 강단 있는 모습으로 운명을 헤쳐나가는 여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제작 발표회에서 보여준 아이보리 한복 드레스는 청초한 여인에게 느껴지는 여성스러운 모습에 고구려식 복식 스타일을 고스란히 재현해 내며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사했다. 정려원은 극중 운명을 개척하고 자신의 길을 만들어 나가는 공주로 분하면서 극 초반 남성복장으로 미소년 스타일을 선보이다가 중반을 넘어 호동왕자와의 러브라인이 본격화되면서 신비로운 여인으로 변신한다. 특히 북을 의인화하는 만큼 정려원이 선보이는 의상은 고구려 전통 복식에 신비로운 이미지를 결합, 새로운 스타일의 전통 의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화홍의 홍 원장은 "삼국시대 삼국의 의상은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때문에 낙랑국의 공주인 자명은 고구려 의상과 흡사하다"며 "특히 당시 중국 복식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탓에 중국의 의상과 비슷한데 고구려, 중국, 일본 세 나라의 의상을 합쳐 놓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신라의 경우 장신구의 활용이 두드러진 반면 고구려는 북방인 점을 감안, 컬러와 디자인이 좀더 심플하다. 낙랑의 경우 이 두 나라의 스타일을 믹스해 화려하면서도 심플한 것이 특징이다. 덕분에 아이보리 등의 깔끔하고 단아한 컬러에 작은 꽃 무늬의 수를 놓은 프린트로 포인트를 줬다. ![]() 또 홍 원장은 "정려원의 가늘고 긴 실루엣을 십분 살려 드레이프와 레이어드한 한복은 한이 서린 자명공주 캐릭터에 그만"이라며 "당시 황금, 보라, 자주 등의 황족 컬러 대신, 푸르거나 흰색 등의 서민들의 컬러를 사용해 신비롭고 청아한 자명공주 캐릭터를 잘 만들었다"고 말했다. ◆ 채시라 - 파워풀한 남성미, 강한 여장부 스타일 KBS 드라마 '천추태후'는 본격 여성 영웅을 그리고 있다. 때문에 3인의 여배우 중에서 가장 파워풀하고 남성미 넘치는 캐릭터다. 특히 극 초반 직접 전장에서 장수들을 이끌고 화려한 액션을 선보이며 파워풀한 여성미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채시라는 "더 늦기 전에 입어보고 싶었던 갑옷을 입어볼 수 있어 좋다"고 밝혔을 정도로 캐릭터에 대한 애착이 컸다. 덕분에 젊은 연기자들 못지 않는 매혹적인 여전사 이미지를 선사하고 있다. 홍 원장은 "당시 여성용 갑옷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의 남성의 갑옷을 그대로 입고 고군분투 하는 채시라의 모습에서 경외감 마저 든다"며 "하지만 드라마인 만큼 조금은 미화시켜 여성스러운점을 조금 가미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 |
홍미경기자 mkhong@joynews24.com